< 비하인드 도어 > - B. A. 패리스, 이수영 옮김 / 아르테

 

  전반적으로 쉽게 읽히고 스토리 전개도 지루하지 않은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읽기 시작하다가 결말이 궁금해서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 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빈틈없는 사건구성과 심리묘사, 극에 긴장감을 주는 다양한 장치들로 완성도가 높아 데뷔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대단한 반전이 기다리는 소설은 아니다. 재밌게 잘 읽히는 정도였던 것 같다. 리뷰 작성을 위해 작가 B.A.패리스 검색을 하던 중에 이번 달에 신작이 출시된 것을 발견했다. 최근 작 <브링 미 백(Bring Me Back)>이라는 작품에서는 실종을 소재로 하여 데뷔작보다 더 강력한 스릴러를 선사한다고 한다. 이 책도 읽어봐야겠다. 

 

 여주인공 '그레이스'는 지체장애를 가진 동생 '밀리'를 부모 대신 보살피고 있다. 어느날 그레이스와 밀리는 산책을 하다 완벽한 외모와 능력을 갖춘 '잭'을 만나게된다. 모두 골칫거리라고 여기던 자신의 동생 또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려는 잭과 그레이스는 순식간에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 후 180도 바뀌어버린 잭의 냉랭한 태도. 사악하고 잔혹한 비사회성 인격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레이스의 모든 행동을 통제하고, 따르지 않는 다면 방에 가두거나 벌을 준다. 벌을 받지 않으려는 그레이스의 고통과 공포감, 저항심 등에서 쾌감을 느낀다. 잭의 최종목표는 동생 밀리를 지하실 방 안에 평생 가두고 공포에 떨며 살게 하는 것이였다. 그레이스는 자신과 밀리의 생존을 위한 작전을 계획한다.  


 나도 그레이스 처럼 완벽한 모습 뒤에 가려진 사이코패스 남편과 같이 살게 된다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그레이스처럼 용감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해결방안이 떠오르기보다는 앞으로 인생에서 잭 같은 싸이코패스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가정폭력을 즐기는 잭의 직업이 가정폭력 전문 변호사라는 설정은 잭의 무자비한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더 공감하게 해준다.

 

 이 소설과 비슷한 설정의 영화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가 떠오른다. 길리언 플린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피해자인 여성이 가해자인 남성에게 복수하는 반전 스릴러물에선 비슷하다. 다른 점은 복수 후의 통쾌함이 영화가 좀 더 컸다고 해야할까. 모든 성폭력 가해자에게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말은 너무 스포라서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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